'도척지견'이라는 말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악명 높은 도둑, 도척(盜拓)에서 비롯된 고사성어입니다. 도척은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성품을 가진 자로, 앞뒤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약탈과 유린을 일삼았던 인물입니다. 그를 따르던 수천 명의 부하들은 도척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도 못한 채, 그가 던져주는 밥 찌꺼기만을 바라보며 무조건적인 복종을 했습니다. 이들은 도척이 명령하면 짖고, 물으라 하면 물며, 자신들의 이익만을 쫓아 도덕과 양심을 저버린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도척지견'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자신의 양심과 도덕적 판단을 포기한 채 권력이나 부에 굴복하고 복종하는 이들을 비유하는 이 표현은, 현대 사회의 여러 부문에서 여전히 생생하게 적용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도척의 개들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자에게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특히 정치권과 경제계에서 이러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부패한 권력자나 부유한 자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며, 국민이나 사회의 정의를 외면하는 정치인들, 권력의 비호 아래 부정한 이득을 취하는 공직자들은 현대판 도척지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도덕적 책임이나 양심을 저버리고, 자신에게 던져진 작은 이익을 위해 권력자의 도구가 되기를 자처합니다. 권력자의 지시에 따라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행동하며, 그들에게 반하는 사람들을 무작정 공격하거나 억압합니다. 이는 도척이 던져주는 밥 찌꺼기 하나에만 만족하며, 자신의 양심은 물론 사회적 책임마저도 잃어버린 모습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정치권에서 도척지견의 행태를 가장 뚜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선거철에는 국민 앞에서 민주주의와 공익을 외치던 정치인들이, 권력을 잡으면 국민보다는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권력자에게만 충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이나 불법적인 거래에 가담하며,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행동은 뒤로 미루는 이들의 모습은, 도척이 던져주는 밥 찌꺼기를 바라며 꼬리를 흔드는 개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런 정치인들은 권력자의 비호 아래에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데 몰두하며, 그 과정에서 권력자에게 반대하거나 정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합니다. 국민의 목소리나 사회적 정의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지키고,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자들을 따르며 그들의 명령에만 충성할 뿐입니다.
경제계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일부 대기업 경영진은 권력자와 결탁하여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그들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권력자에게 충성하고 그들의 비위를 맞추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불평등이나 정의의 훼손에는 눈을 감습니다.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양심을 버리고, 도덕적 책임을 외면하는 이들의 행태는 도척지견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도척지견'이라는 고사성어는 과거의 도둑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권력과 부의 노예가 되어 자신에게 던져진 작은 이익에만 만족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한 채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삶은, 사회적 정의와 양심을 저버린 채 비열한 존재로 남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도척지견'과 같은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권력이나 부에 굴종하며 자신의 양심과 도덕적 판단을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이 사회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깨달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이익만을 쫓는 삶이 아닌, 사회적 정의와 공익을 위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지켜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도척지견'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며 이익을 쫓는 삶이 아니라, 정의와 양심에 따라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 책임과 도덕적 판단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사람답게 사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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