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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에서 유래된 스포츠용어는?

현대 스포츠들에 남은 ‘경마’의 흔적들. 경마에서 유래된 다양한 스포츠용어의 뜻과 의미

박종완 기자 | 기사입력 2021/05/08 [09:00]

경마에서 유래된 스포츠용어는?

현대 스포츠들에 남은 ‘경마’의 흔적들. 경마에서 유래된 다양한 스포츠용어의 뜻과 의미

박종완 기자 | 입력 : 2021/05/08 [09:00]

▲ 사진제공-마사회



[미디어이슈=박종완 기자] 어린이날의 잠실은 야구팬들에게 일 년 중 가장 뜨거운 장소다. 바로 잠실에 위치한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프로야구팀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간의 맞대결인 ‘잠실 더비’의 날이기 때문이다. ‘더비’는 가까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두 팀의 라이벌 경기를 일컫는 말로, 우리에겐 축구의 ‘맨체스터 더비’, ‘엘클라시코’ 등으로 익숙하다. 

 

이런 ‘더비 매치’는 경마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경마는 기원전까지 거슬러가는 그 오랜 역사 덕에 현재 스포츠에도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 경마에서 비롯된 스포츠용어는 무엇이 있을까?

 

■ ‘더비’의 기원은 경마에서?, ‘트리플크라운’과의 관계는?

 

경마의 더비는 1789년 영국의 더비 백작이 3세마들을 모아 대결시키는 경주를 기획했고, 앱섭다운스 경마장에서 첫 더비경주가 개최됐다. 이는 오늘날까지 ‘앱섬더비’로 이어오고 있다. 연령제한이 있기에 경주마에게는 딱 한번밖에 우승의 기회가 없어 경마팬들의 인기를 모았고, 최고의 경주로 부상했다. 실제로 영국의 '앱섬 더비'는 1·2차 세계대전 중에서도 멈추지 않았을 만큼 영국인의 자부심이 담긴 대회다. 전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 역시 ”영국 수상보다는 앱섬더비 경주 우승마의 마주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은 ‘앱섬더비’를 본떠 미국의 ‘켄터키 더비’, 일본의 ‘재팬 더비’, 홍콩의 ‘홍콩 더비’ 등 100여개 국에서 자체적인 더비 대회로 발전시켰다. 

 

특히 경마를 스포츠 상품으로 발전시킨 미국은 ‘켄터키더비’와 관련해 ‘트리플크라운’이라는 단어도 만들어냈다. 한 경주마가 ‘켄터키 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벨몬트 스테이크스’ 세 경주를 모두 우승하면 ‘트리플크라운’의 영광을 안게 된다. 이는 1930년 미국의 경주마인 ‘갤런트 폭스’가 위 세 경주에서 모두 우승한 후, 그의 자마 ‘오마하’가 또다시 1935년 세 경주를 모두 싹쓸이하자, 한 스포츠기자가 이를 ‘트리플크라운’이라고 기술한데서 시작됐다. 한 해에 주요 대회를 모두 우승해야하기에 달성이 매우 어렵다.  

 

이 ‘트리플크라운’은 경마에서 유래된 말 중에 가장 폭넓게 쓰이는 단어 중 하나다. 스포츠계 뿐 아니라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연기로 트리플크라운(오스카, 에미, 토니상)을 달성하거나,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때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최대치를 기록하면 트리플크라운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오늘날 경마에서 ‘트리플크라운’은 우수한 경주마를 선발해 씨수말로 환류하는 것에 방점이 있다. 2015년 37년 만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아메리칸파로아’ 역시 같은 해 현역에서 은퇴해 높은 교배료를 받으며 씨수말로 전환해 ‘부전자전’ 후대양성에 힘쓰고 있다. 한국마사회 역시 우수 국산마의 선발과 환류를 위해 ‘코리안 더비’를 비롯한 ‘트리플크라운’ 시리즈 경주를 시행하고 있다. 

 

■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의 유래는 경주마 출발결승선의 철사

 

경기시즌 내내 1등을 차지하며 우승을 했을 때 ‘와이어투와이어(wire-to-wire)’우승이라고 한다. 특히 골프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로, 골프 경기의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고 우승하는 것을 뜻한다. 경마 경주에서도 출발선부터 결승선까지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을 ‘와이어투와이어’라고 한다. 

 

‘와이어투와이어’의 유래는 1700년대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마 경기에서 우승자를 판별하기 위해 출발선과 결승선에 철사(wire)를 설치했다고 한다. 1등으로 달린 말이 가장 먼저 이 철사를 끊게 되기 때문에 ‘출발선의 철사에서부터 결승선의 철사까지’(wire to wire) 1등을 지켰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경마에서는 ‘와이어투와이어’우승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올해 1월 한국마사회 소속 경주마 ‘닉스고’가 내로라하는 전세계 경주마들이 모인 미국 ‘페가수스 월드컵’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하기도 했다. 

 

■ 기권승을 W/O라고 부르는 이유는 경마의 ‘워크오버’ 규정

 

상대선수의 실격 또는 부상으로 인한 기권승을 ‘워크오버’라고 부른다. W/O라는 익숙한 표기법. 부상으로 인한 기관이 잦은 테니스에서는 흔하게 쓰이며, 축구나 농구경기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이 역시 경마에서 유래됐다. 경마에서는 경주에서 단 한 마리만이 남더라도, 경주 코스를 완주해야 한다. 끝까지 경주로를 걸어야하기에 이 규정을 ‘워크오버’ 라고 부른다. 

 

18세기 전설적인 경주마 ‘이클립스’는 그 압도적인 실력으로 무려 8차례나 워크오버를 기록했다. 상대 경주마들이 패배를 직감하고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미국 경마에서는 35번의 워크오버가 있었다. 

 

 

 

 

 

박종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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