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김여정의 안하무인, 웃어주는 것이 정답이다"

강길모 상임고문 "똥개도 대한민국에선 법의 보호를 받아요"

박종완 기자 | 기사입력 2020/06/06 [08:48]

"김여정의 안하무인, 웃어주는 것이 정답이다"

강길모 상임고문 "똥개도 대한민국에선 법의 보호를 받아요"

박종완 기자 | 입력 : 2020/06/06 [08:48]
강길모 상임고문


얼마 전, ‘김정은 사망설’이 퍼지자 국내외 매체들이 일제히 ‘김여정 승계설’을 집중 보도한 바 있었습니다. 2014년 20대 중반의 나이로 국제무대에 가냘픈 얼굴을 처음 선보였던 김여정이 올해 33세의 나이가 되었고, 북한내 권력 서열에서 벌써 2인자급 성장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습니다. 백두혈통의 위세가 북한권력 사회에서 얼마나 강력한지 실증해주고 있습니다. 

 

김여정이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준 것은, 지난 3월3일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한 것이었습니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동해상 발사에 대해 청와대가 훈련중단을 요구한 것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공식석상 데뷔 이후 6년 만에 본인 명의 담화를 발표하면서 그 어법과 형식이 너무 파격적이어서 모든 이들을 놀랍게 만들었습니다.

 

“청와대의 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아......어떻게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

 

그리고 6월 4일 담화에서 김여정은 다시 한 번 거침없는 언사로 대한민국을 향해 호령합니다. “똥개, 쓰레기들의 짓거리에 대한 뒷감당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남조선당국자에게 묻고......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 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밉더라.....이대로 간다면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를 것.....저지시킬 법을 만들고.....제할 일을 똑바로 해야.....”

 

민간인인 탈북자들이 주도하는 대북 전단 살포가 과연 얼마나 북한동포들의 ‘알 권리’ 확대에  도움이 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청와대가 즉각 ‘백해무익한 안보위협 행위’로 진단했고, 정부는 관련 법 제정을 호언하고 있으며, 여당의원들은 ‘쓰레기 투기행위’ 등 한목소리로 비난하면서 전단 살포 중단을 촉구하고 있으니, 확실히 전단 살포가 별 효과는 없고 북한권력을 자극하기만 하는 등의 온통 문제점만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명색이 북한의 최고권력자중 하나라는 김여정이 짜증 가득한 자세로 대한민국 정부를 ‘못본 척 하는 놈’이라고 힐난한 것을 보면,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가 북한권력층의 심기를 크게 건드리는 것은 분명한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대북전단 살포가 백해무익하다는 청와대의 진단은 뭔가 문제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북한권력과 대한민국 청와대권력이 100% 이해관계가 동일하다면 ‘백해무익’이 가능하지만, 1%라도 차이가 있다면 백해무익이라는 표현은 과도한 표현이 아닐까요.

 

김여정의 일갈이 있자마자 대한민국 통일부가 북한권력 ‘존엄’의 뜻에 굴종하는 듯한 성명을 즉각 발표하고, 청와대와 국방부가 나서고, 여당의원들이 가세하는 것은 아무리 ‘진영논리’를 배제한다 하더라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이 민간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인정했다는 사실을 굳이 상기시키지 않더라도, 법치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왕조국가인 북한권력의 협박에 호들갑스럽게 맞장구를 친 것은 좀 심하다는 말씀입니다.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관계를 고려해서 북한권력의 심기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그 외교적, 정치적 고려를 충분히 고려한다 하더라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는 남북 권력간 아무리 사이가 좋아진다 하더라도 결코 그 의미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보수정당과 언론들이 즉각 ‘대북 굴종의 백미’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지만, 사람들이 밉다고 그 말까지 늘 틀린 것은 아닙니다. 이번 경우는 열 번이고 백번이고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대응에 문제가 많았다고 보는 것이 옳다는 말씀입니다.

 

김여정의 이번 담화가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만이 아니라 노동신문에까지 실린 배경을 따져보면, 북한권력은 당분간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관계의 진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보다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해야 합니다. 미국의 대선 이후로 북미대화를 겨냥하는 북한권력이, 국제제재로 인해 발이 묶여 이른바 퍼주기를 해주고 싶어도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와 당분간 심도 있는 대화를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명시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정부는 이번 김여정의 담화에 대해, 그 의도와 배경을 철저하게 따져보면서 신중하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갔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정부여당쪽 대응에서 그나마 들어볼만한 얘기는, “북한이 걸림돌만 제거되면 대화를 하겠다는 역설적인 의사표현”이라고 본 김홍걸의원의 주장입니다.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탈북자들을 똥개, 쓰레기로 몰아간 김여정의 어법까지 그대로 흉내 낸 여당의원들과는 좀 달랐습니다만, 그러나 이런 분석도 결국 현단계 남북관계의 근본을 따져보면 그다지 와 닿는 얘기는 아니지요.

 

특히 걱정되는 것은, 김여정의 큰소리 한마디에 대한민국 청와대, 정부, 여당이 일제히 화답하고 나선 것이 북한동포들에게 얼마나 선전용으로 악용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입니다.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 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밉다”는 김여정의 얘기가 오히려 북한 동포들의 입에서 나오고, 그 대상이 자신들의 극악한 인권상항을 외면하고 방조하는 우리 대한민국에 대한 원망이라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정한 남북관계의 발전과 공고한 평화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제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남북의 공존공영은 양쪽 권력간 끼리끼리의 공존공영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과 북한 동포들 간의 공존공영입니다. 인권을 비롯한 북한 동포의 삶의 질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남북관계 발전이란 것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필요도 없습니다. 북한동포들의 일방적 희생을 밟고 선 남북화해와 평화 운운은 똥개나 쓰레기와 다름없습니다. 

 

김여정이 이번으로 세 번째 담화를 냈습니다만, 원문을 읽어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담화문이라기엔 매우 독특한 표현을 쓰기도 하고, 백두혈통답게 거칠 것이 없다는 대담성이 넘쳐나기도 합니다. 만약 필자가 청와대요, 정부요, 여당이었다면 그 재미있는 김여정 담화에 실소부터 나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소 일주일은 지난 뒤에 역시 재미있는 어법으로 법치민주주의와 왕조전제국가의 차이를 호소하는 내용의 맞담화를 내놓았을 것입니다. 

 

“거기선 똥개를 맘만 먹으면 잡지만, 여기는 동물보호법 때문에 어렵다니까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