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필리버스터’ 신청에 본회의 불발…“패스트트랙 철회하라”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소속 의원 108명 4시간씩 필리버스터 방침
나경원 “선거법 직권상정 않을시 ‘민식이법’ 등 통과시킬 것”

강민석 기자 승인 2019.11.29 19:56 의견 0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디어이슈-원명국 기자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된 선거제 개혁안 등 쟁점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카드를 꺼내들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며 “이 저항의 대장정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불법 패스트트랙의 완전한 철회 선언과 친문게이트 국정조사 수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쿨존에 과속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인 일명 ‘민식이법’과 관련해선 “국회 본회의를 개의해 제일 먼저 민식이법을 통과시킨 다음 필리버스터의 기회를 달라”고 제안하며 비쟁점 법안에 대해서는 다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대신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한국당은 안건마다 소속 의원 전원이 4시간씩 돌아가며 무제한 토론에 나설 방침이라 다음 달 9일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충분히 표결을 막을 수 있다. 

당초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유치원 3법과 ‘민식이법’ 등 200여건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본회의 처리가 불발됐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본회의 안건에 대해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99명) 이상이 동의하면 발동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한국당 의원(108명)만으로도 무제한 토론 개시가 가능하다. 종료를 위해선 재적 의원 60%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또 1인당 1회에 한해 토론이 가능하며 나설 의원이 없거나 국회 회기 종료시 종결된다.

하지만 관례상 의결정족수(148명)를 채워야 본회의를 개의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다른 야당과 공조해 ‘보이콧’하면서 본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의결정족수를 채워야 본회의를 개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국회법에서 인정한 권한과 책무를 넘어 본회의를 개의할 수 없는 명분은 그 어디에도 있지 않다. 의장이 개의를 거부하는 것은 국회법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