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물가 첫 ‘마이너스’에 디플레이션 우려…정부 ‘일시적’ 일축

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소비자물가 -0.4%/ 정부·한은 “일시적·정책적 요인…디플레 아니다”/ 전문가들, 준디플레이션 우려…소주성 정책 수정 등 대책 마련 촉구

신선혜 기자 승인 2019.10.02 00:24 의견 0
자료-통계청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8월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Deflation·경제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물가 하락)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일시적 기저효과’라며 선을 그었지만 경·제침체가 장기화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해 통계작성이 시작된 1965년 이래 공식적으로는 사상 첫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8월(-0.04%)부터는 사실상 두 달 째 연속 마이너스다. 공식통계는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8월은 공식적으로 0.0%였다.

통계청은 농·축·수산물 가격의 일시적인 기저효과와 고등학교 3학년 대상 무상 교육 시행,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등 정부 정책, 석유류 가격 안정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마이너스 물가지수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농·축·수산물로 전년동월대비 8.2% 하락했다.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은 8월 9.3%, 9월 14.9% 올랐지만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는 11.4%, 9월에는 13.8% 하락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이번 마이너스 물가는 정책적·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기저효과가 덜해지는 연말부터는 0%대 중후반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도 서둘러 디플레이션 우려 진화에 나섰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통계청 발표 직후 “우리나라는 2012년 이후 물가 하락 품목이 20~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 하락이 광범위하게 확산된 일본의 장기 불황과 다르다”며 “우리 경제는 여전히 2%대로 성장하고 있어 디플레이션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한은은 ‘주요국 물가 하락기의 특징’ 보고서에서 “디플레이션 현상은 일본 등 일부 국가에 국한한다”며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 폭락 등 자산 가격 조정이 수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연말이나 내년에 물가상승률이 1% 내외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하며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학계와 주요 기관, 경제 전문가들은 당장은 아니지만 잠재성장률 하락과 수출·투자·소비 부진 등 저물가 상황에 경고를 보내면서 경기 부진에 의한 저물가가 지속되는 ‘준(準)디플레이션’이라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이에 ‘일본형 장기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수정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