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음모론과 Great Reset”

죽창가를 부르며 개벽을 맞이하라

미디어이슈 | 기사입력 2020/12/23 [19:41]

“코로나 음모론과 Great Reset”

죽창가를 부르며 개벽을 맞이하라

미디어이슈 | 입력 : 2020/12/23 [19:41]
강길모 미디어이슈 고문


수운 최제우의 동학과 천도교, 증산 강일순의 증산도와 대순진리회, 소태산의 원불교 등 우리나라에서 생성된 근대 신흥종교, 민족종교들을 살펴보면, 신기하게도 ‘후천개벽사상’을 핵심교리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세상을 ‘선천’이라하고, 새로 올 세상을 ‘후천’이라하며, 개벽은 선천과 후천을 가르는 우주론적 전환점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선천과 후천을 가르는 개벽의 징후는 심각한 자연재해와 더불어 ‘치유할 수 없는 괴질’이 세상을 엄습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근대 신흥종교들이 얘기하는 ‘개벽’하고는 그 본질과 의미가 다르기는 합니다만, 코로나 팬데믹을 배경으로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이란 말이 지구촌에서 두루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레이트 리셋’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질서들의 대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세상을 엄습한 괴질’이 촉발시켰다는 점에서 일종의 ‘개벽’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내년에 개최할 예정인 다보스포럼의 주제가 ‘그레이트 리셋’입니다. 클라우스 슈밥 WEF회장은 “COVID-19 위기가 우리의 낡은 시스템이 21세기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 위기를 모든 부문을 혁신하는 ‘그레이트 리셋’의 기회로 삼자고 세계 각국에 제안하고 나섰습니다.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삼자는 적극적인 자세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레이트 리셋’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음모론을 낳고 있습니다. 세계적 거대자본이 그들만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국제질서 재편 음모, 글로벌 사회주의자들의 확장 음모, 방역을 내세운 ‘사회통제 영구화’ 음모 등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음모론들입니다.

 

코로나 팬데믹과 그레이트 리셋의 연관성에 대한 음모론과 관련하여, 프랑스의 피에르 바르네리아가 만든 홀드업(HOLD-UP)이란 다큐멘터리가 단연 압권입니다. 2시간 43분짜리 이 다큐영화는 전반부에서 프랑스 정부 방역 행정의 문제점을 폭로하고, 후반부에서는 빅파르마(다국적 거대제약회사)–WHO-빌게이츠 재단 및 록펠러 재단의 커넥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합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과 더불어, 팬데믹을 이용하는 세력들이 꿈꾸는 '그레이트 리셋'이 의도하는 목적지가 어딘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는데, 거대자본가들이 디지털혁명으로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된 과잉인구를 제거하려는 음모라는 둥, 섬뜩한 진단과 분석으로 충격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과 그레이트 리셋을 연결하는 담론으로, 일당독재에 의해 강력한 사회적 통제력을 갖고 있는 중국식 사회주의가 미국식 자본주의에 우위를 보였다는 주장, 그리고 향후 글로벌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지구촌의 NWO(New World Order)가 주도될 것이라는 가설, WEF가 의도하는 그레이트 리셋이 사실상 ‘달러화 붕괴’를 의미한다는 분석 등도 흥미롭습니다.

 

그레이트 리셋을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선의의 과정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코로나 팬데믹을 이용하여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소수의 음모론으로 볼 것인지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레이트 리셋이 어쩔 수 없이 부닥쳐야만 하는 ‘검은 코끼리’인지, 아니면 피해갈 수도 있는 것인지 숙고하면, 피할 수 없다는 쪽에 손을 들어줘야 할 듯합니다.

 

미국의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는 음모론을 '지적인 욕설'이라 정의하고, '음모론에서 멈춰 선다면 실체적 진실은 멀어 진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레이트 리셋을 음모론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인류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진행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 역시 외면한다고 벗어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세상, 그 평범했던 일상으로 언제나 돌아갈 수 있을까? 결론은 돌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리셋(Reset)이란 말부터가 노선의 변화나 수정, 일정 시점으로의 복귀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듯, 코로나 팬데믹이 강요한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불가역적(irreversible) 전환’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싫든 좋든 그레이트 리셋과 뉴노멀(New normal), NWO( New World Order) 등의 구체적 함의들을 따져보고 연구하고 고민해야만 할 처지가 됐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그레이트 리셋으로 강요되는 변화는, 언택트 사회 고착화, 리더 부재의 세계질서 재편, 통제와 감시의 일반화 등, 기존 질서의 모든 영역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강요하게 될 것입니다. 미래학자들이나 거론하던 몽상 같은 주제들이 내일이면 곧바로 들이닥칠 현실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시대적 대전환은 필연적으로 혼란과 불안을 동반합니다. 그레이트 리셋을 둘러싸고 수많은 음모론이 팽배한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레이트 리셋이 ‘달러화의 붕괴’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재편을 의미하며, 중국식 통제사회가 우월적 시스템으로 공인되어 글로벌 사회주의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 등이 NWO의 불안한 미래상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인간의 체내에 이식하는 빅데이터 칩과 수퍼맨의 능력을 발휘하는 인공 장기 등으로 출현하는 신인류, 트랜스휴먼의 시대가 코앞에 닥친 것으로 얘기됩니다. 인간의 편의를 극대화시킨 스마트사회는 역설적으로 완벽한 통제와 초감시사회의 도래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스마트 사회주의’의 확장에도 역시 중국이 가장 앞선 나라가 될 것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그레이트 리셋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작은 정부의 큰 실패’ (The Big Failure of Small Government)라는 현실 진단에 동의하고 있는 듯합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자본주의의 미국 체제가 무너졌다”며 “정부의 힘을 키워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큰 정부의 통제력’을 확장하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는 것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익히 경험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K-방역이라는 국뽕에 취해 백신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문재인정부의 결핍과 한계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에 속도를 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강요하는 대한민국의 그레이트 리셋이 일방적 입법권력 등을 업고 ‘사회주의적 통제의 강화’라는 방향으로만 엇나갈 가능성이 증폭되면서 불안과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줌(zoom)이나 구글미트, 페이스타임, MS팀즈, 시스코웹엑스......‘언택트 시대’에 소통과 생존을 위한 ‘온택트(Ontact)’ 문화가 이미 뉴노멀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친해지기 싫어도 가까이할 수밖에 없는 플랫폼들입니다. 발 빠른 사람들은 올 연말 송년회, 동창회 등을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만남을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절박하고 간절한 것은 ‘그레이트 리셋 버전의 대한민국’입니다. 그깟 검찰총장 내몰기로 해가 뜨고 지는 나라, 백신보다 사회적 통제와 국민의 희생으로 버티는 나라, 아시타비(我是他非)와 후안무치(厚顔無恥)로 첩첩산중(疊疊山中)인 나라, 대전환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민낯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참으로 절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우리의 기업이, 학계가, 정치권이, 행정부의 공무원과 사법부가 현재의 이익에서 눈을 돌려, 조금 먼 미래를 보고 원려심모를 해야 할 때다. 제 똥을 제가 먹지 않으려면 그래야 한다.” 미래학자인 윤기영 교수의 얘기입니다.

 

코로나 팬데믹과 그레이트 리셋의 시대를 강제당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이러다가 내 똥을 내가 먹게 될까봐 전전반측(輾轉反側), 노심초사(勞心焦思)하며 깊은 한숨을 토하게 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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